
박정민 씨. 정말 멋있는 배우인 건 알았지만
이번 청룡 영상 보고 반해버렸다.

우원박(우리 원딜 박정민)으로 침착맨에서 활동하는 모습만 많이 보다가 너무 낯설었음.

청룡 영상도 설레긴 하지만, 화사 님의 노래와 뮤비가 참 좋아서 하루종일 듣기도 했다.
이별에 대한 내용인데, '좋은 이별'에 대한 주제는 항상 마음을 울린다.

라라랜드를 너무 좋아해서, 재개봉을 하면 꼭 극장에 가서 눈물을 흘리고는 하는데 아마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흔히 현실에서는 이별 끝에는 상대를 단순히 과거로 여기고 함부로 대하거나 말하고 다니기도 하는데,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끝에서는 아무 것도 안 남는다고 하지만, 마무리 이후에 각자의 정신적인 성장이 동반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연애를 시작하면, 이별을 잘 말하지 못 하는 것 같다. 한 번 좋아진 사람은 미워하지 못 하기도 했기에, 권태를 느끼는 와중에도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과 일종의 책임으로 먼저 매듭을 짓지 못 하고 엉성한 연기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과 일종의 연민을 착각하는 것은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이고, 서로에게 다음 챕터를 마련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건강한 관계가 아닐까 싶다. 이별이 두렵고 부담스러워 온전히 사랑에 빠지는 게 힘들 거나 머뭇거릴 때가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본가인 제주도로 오랜만에 내려갈 일이 있었는데, 산책 중 과거를 생각하며 내가 어떤 것들을 변하고 잃었는지를 많이 생각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랑은 내게는 종교와 같은 위상을 가졌다. 단순히 좋다 예쁘다 같은 것들이 아닌, 영혼이 떨리던 느낌이 있었다. 상대의 행복 자체와 그걸 지키기 위한 성장이 내 목표였던 관계들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런 사랑을 느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현실과 요즘 애정 트렌드에 퇴색되던 감정과 내 근간을 지키기 위해서 모사 행위를 해온 것은 아닌지 깊게 고민했다.
우선 섹스, 그러니까 성관계 같은 것들이 단순히 사랑을 모방하려는 것들이 되진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한다. 정말 사랑을 했을 땐, 사랑에서 나오는 결과물(더 가까이 있고 싶다는-)이 되었는데, 육체적인 행위가 가끔은 목적이 되진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그것이 쾌락이든, 안정을 느끼기 위한 것이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행위를 하니까, 이를 통해 사랑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든.
이런 관점에서는 결혼 역시 똑같다. 최근 주변에서도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있고, 나이도 어느정도 차니 결혼 상대를 찾아야 하겠다는 강박이 조금은 있었는데, 이런 것들 역시 사랑을 모사하려는 행위는 아닐지 고민을 했다. 결혼은 사회적 결합과 같은 현실이니 낭만적일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이 결혼이라면 행복할 수도, 상대에게 행복을 줄 수도 없는 사람 같아서 하지 않으련다.
일종의 외로움을 느낄지언정, 겉핥기 식의 사랑은 그만하기로 하자.